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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거버넌스 '복지 혁신' 이끈다




김삼호 광주시 광산구청장과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임성규 주택관리공단 사장, 서명지 CSR Impact 대표, 윤봉란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추진위원회 공동대표가 최근 구청에 모였다. 굵직한 공기업, 자치구, 사회공헌 민간기관, 의료협동조합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25년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서도 좀처럼 선례를 찾기 쉽지 않다.


각 단체 대표들이 이날 구청을 찾은 목적은 하나다. 지역사회 문제를 협치(Governance)로 풀어내기 위해서다. 대표들은 이날 ‘늘행복 아파트 프로젝트 추진 협약서’에 서명했다. 새로운 협력 모델로 세상에 없던 복지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다짐과 의지들을 쏟아냈다. 민선 7기 광산구의 복지 분야 핵심사업인 ‘늘행복 아파트 프로젝트’는 이렇듯 여러 단체들의 참여로 탄력을 받게 됐다.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광산구는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의 현실에 주목했다. 장애인·어르신·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적잖은 복지 자원이 투입되는 데도 아파트 주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아파트 안팎에서는 지역 슬럼화와 주민 무력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광산구는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지난해 6-8월 ‘영구임대아파트 생활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3천75세대를 공무원들이 면접 설문한 조사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평균 연령 62.8세, 1인 가구 70%, 기초수급자 57%, 경제활동 참여 20%, 월평균 소득 75만원 이하 67% 등이 아파트 주민들이 처한 물리적 조건이었다. 여기에 우울증 호소 51%, 자살 시도 28%라는 답변은 지역사회를 넘어 대한민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현실은 특정 분야 복지 강화, 임시방편적 처방으로 호전될 상황이 아니었다. 광산구가 ‘존중과 품격이 있는 삶’을 비전으로 의료·돌봄·주거·고용·공동체 등 아파트 주민 삶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복지 대책, 늘행복 아파트 프로젝트를 마련한 이유다.


프로젝트명인 ‘늘행복’에는 ‘기한 없이 빌려 준다’는 아파트 공급자 중심의 ‘영구임대’란 이름을 지양하고 수요자인 주민이 늘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프로젝트에 따라 우산동 하남주공1차아파트, 우산빛여울채 아파트에서는 ‘늘행복 주치의’, ‘늘행복 돌봄’, ‘늘행복 하우스’, ‘늘행복 일터’, ‘늘행복 공동체’ 사업이 진행된다.


먼저 ‘늘행복 주치의’가 아파트 주민 건강을 살핀다. 이들은 4-5개 질병을 앓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복약 관리에 들어가 약물 오남용을 막고 만성질환자를 주기적인 왕진서비스로 관리한다. 동시에 건강 상담과 건강프로그램 운영까지 함께 한다.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추진위원회가 이 분야를 주도할 예정이다. 광산구는 주치의의 체계·주기적 의료 서비스는 아파트 주민의 건강 악화를 막고 불필요한 병원 이용을 줄여 의료급여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150명 주민에게 ‘늘행복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돌봄활동가와 단지 내 경력단절 여성 등으로 구성될 12명의 돌봄 인력은 하루 5시간 주 3회 돌봄에 나선다. 필요한 경우 이런 돌봄은 야간과 공휴일에도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아파트 주민들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사회적 돌봄도 함께 추진된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이 불편 없이 살 수 있도록 무장애 설계를 반영한 ‘늘행복 하우스’가 지원된다. LH는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해 하남주공아파트 공실 20호를 ‘케어안심주택’으로 리모델링해 내놓기로 약속했다. 아파트 한 동 전체를 무장애, 에너지 절약 하우스로 바꾸는 가칭 ‘광산형 그린 뉴딜 주택’ 계획도 광산구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관리공단은 2명의 주택관리사를 파견하는 ‘마이홈센터사업’으로 주거 민원을 해결하고 광주도시공사는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우산빛여울채 청년입주를 총 50호로 늘려 젊은 아파트 만들기와 세대 간 소통을 돕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에 공동작업장과 마을 돌봄 일자리 등으로 쓰일 ‘늘행복 일터’도 마련된다. 주민의 경제활동 참여를 보장하고 소득 창출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3월 복지부 공모 선정으로 아파트 주민 조합원과 노동자로 구성된 ‘건강밥상 협동조합’이 운영될 예정이다. 협동조합은 아파트 내외에 도시락과 밑반찬을 만들어 판매한다. 여기에 광산구 산단 기업들의 일감, 늘행복 돌봄, 청소·재활용 같은 단지 내 공익활동 등이 아파트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위해 제공될 예정이다.


우울증과 심리적 박탈감을 아파트 주민의 연대로 치유하는 ‘늘행복 공동체’ 사업이 진행된다. 이 사업의 골자는 집에서만 생활하는 주민 500여명에게 ‘사회활동 참여 촉진 수당’을 지원하는 것으로 건강 활동이 필요한 주민들이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 집밖에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어울리며 아파트공동체 내에서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게 목표다.


LH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케어안심주택 외에도 아파트 단지 내 비어있는 상가 4곳을 고쳐 주치의와 돌봄 인력들이 활동할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아파트를 연결해 건강밥상 협동조합 식재료와 아파트 주민에게 나눠줄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광산구와 CSR Impact는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분석·평가하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연결해 전체 복지서비스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공기업,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연결하는 민간기관, 사회적경제의 축인 협동조합이 각자 전문성을 살려 대한민국 복지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협치에 나섰다”며 “늘행복 아파트 프로젝트는 이제까지 없던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정책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고양하는 인권정책인 만큼 대한민국 인권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일을 협치로 성공시켜 임대아파트 주민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광산=고훈석 기자


출처 :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5936000265160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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